우엉마늘장아찌
오랜만에 반찬을 만들어 보고 싶은 열정이 생겼답니다. 곰도리가 시원한 국물이 먹고 싶다고 해서 어제는 쇠고기국수전골을 먹으러 갔었는데요. 밑반찬으로 나온 우엉마늘장아찌에 꽂혀버린 거예요. 평소 장아찌류 좋아하지만 우엉으로 만든 장아찌는 처음이라 더욱 신이 난 거예요. 우엉 좋아하거든요!
간장의 짠맛, 식초의 신맛, 그리고 달콤한 맛의 배합이 좋은 우엉마늘장아찌였어요. 가늘게 채썬 우엉의 씹는 맛이 최고였고요. 약한 위장을 생각해서 전골이 끓을 때까지 기다렸다 국수와 함께 먹은 마늘맛도 일품이었답니다. 몽땅하게 썬 고추는 만성위염때문에 시도해 보지 못해서 못내 아쉬웠지요. 그래서 오늘은 간만에 불타오른 열정을 발휘하기로 했습니다. 요리슬럼프에 빠진 지 족히 한달은 된 것 같아..좀 해야할 때도 되었고요.

1. 재료를 준비합니다
기본재료로 우엉 한뿌리, 마늘 10개정도, 청양고추3개를 준비했어요. 간장물재료로는 간장1컵, 물2컵, 다시마 작은 거 10조각정도, 식초6큰술, 정종2큰술, 맛술4큰술을 준비했고요. (사실 어떻게 만드는지 몰라 책,인터넷을 뒤졌는데 특성에 따라 레시피가 모두 달라 그냥 이것저것 뒤섞고 나니도리취향도 첨가해 제 맘대로 했지요.ㅎㅎ) 맛술에 단맛이 있기 때문에 설탕 또는 물엿은 안넣기로 했습니다. 한식에 단맛 많이 나는 거 좀 많이 싫어서요.

2. 기본재료를 다듬고 썰어요
우엉은 흙을 털어내고 물로 씻어 칼등으로 슥슥 긁어 껍질을 벗겨냅니다. 먹기 좋게 4-5센티 길이로 잘라 가늘게 채썰어요. 취향에 따라 어슷썰어도 좋고 납작납작하게 썰어도 좋아요. 가늘게 채썬 우엉의 섬세하게 아삭한 맛이 좋아 오늘은 크기와 굵기를 맞춰 가늘게 채썰어 보았습니다. 이렇게 가늘게 채썰다보면 어깨와 목이 뻐근해져요. 큰맘먹고 채썰었는데, 역시나 3분의 1쯤 썰고 나니 '내가 이 짓을 왜 하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쯤되면 곰도리한테 변태라는 소리도 한두번쯤 듣게 되고요.ㅎㅎ
마늘은 납작하게 저며 놓고, 고추는 송송 썰어 씨를 털어요.

3. 간장물(맛국물)을 만들어요
간장물이 문제인데..ㅎㅎ 역시 초짜라 혼자 하는 건 무리고요, 인터넷과 책을 뒤적뒤적. 딱 맘에 들게 떨어지는 방법을 찾지 못해 그냥 내맘대로 해봅니다. 시원하고 맛이 강하지 않은 국물맛을 내기 위해 간장과 물의 비율을 1:2로 했어요. 먼저, 물과 간장을 냄비에 붓고 준비한 다시마를 넣어서 잠깐 끓이다가 다시마는 건져냅니다. 여기에 준비한 분량의 식초, 정종, 맛술을 넣고 약한 불에 은근히 조금 끓여 주었고요. 잠시 끓이다가 불을 끄고 가츠오부시를 조금 넣어 1분정도 있다 건져 내었어요. 가츠오부시는 넣을까말까 고민하다 물비율이 많은 국물이 너무 심심할까 싶어 조금 넣어 보았답니다. 

4. 우엉마늘장아찌를 완성해요!
밀폐용기에 준비한 우엉과 마늘, 청량고추를 켜켜이 담고 차갑게 식힌 간장물을 부어 뚜껑을 닫으면 끝! 반나절정도 지나면 우엉에 맛이 적당히 들어 아삭아삭 질감좋은 우엉마늘장아찌를 맛볼 수 있답니다. 저는 기다리지 못하고 그냥 쌩으로 조금 먹었어요.

5. 후기
뒤죽박죽 마음대로 한 거 치고 꽤 먹을만 한 맛이 되었네요. 가늘게 채써느라 힘들어 씩씩거렸는데 간장물에 담궈 놓고 보니 이틀먹을 분량밖에 안돼 허탈하기는 하지만요.ㅎㅎ 손이 느리고 바지런하지 못해 음식을 해도 그때 뿐, 할때마다 책이며 인터넷을 다시 뒤적여야 했는데 블로그에다 이렇게 기록해 두니 너무 좋아요. 사진찍고 글 쓰느라 시간은 3배쯤 더 걸리지만 하나둘 모아두다보면 언젠가 뿌듯할 날이 오겠지요? 만년초보주부 나니에게 요리조언 많이들 해 주세요!

[다음에 할 때는...]
양파도 넣어 볼까. 빨간 고추도 넣어 볼까. 맛국물 만들 때 가츠오부시를 넣지 말고 물의 비율을 더 높여 보면 어떨까. 마늘즙을 넣어 볼까. 우엉을 다른 모양으로 썰어 볼까.


[Passion,Cook] 우엉마늘장아찌 : page.basic 2008. 11. 4. 00:36 : Posted by 바다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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